2배 레버리지 ETF는 왜 2배로 못 벌까
핵심은 '기간'이 아니라 '하루'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2배 레버리지 ETF는 '투자 기간 전체'의 2배를 추종하는 게 아닙니다.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합니다. 이 차이가 모든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하루 단위로는 정확히 2배가 맞습니다. 지수가 오늘 1% 오르면 ETF는 2% 오릅니다. 문제는 이게 매일 새로 계산된다는 데 있습니다. 어제까지의 결과 위에 오늘의 2배가 다시 쌓입니다. 그리고 이 매일의 재계산이 며칠, 몇 달 누적되면, 우리 직관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숫자로 보면 충격적이다
말로 하면 와닿지 않으니 숫자로 보겠습니다. 지수가 올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상황을 가정합니다.
상황: 지수가 100 → 110 → 다시 100으로 돌아옴 (결국 제자리)
첫날 100에서 110으로 +10%
다음날 110에서 100으로 약 -9.1%
→ 결과: 100. 본전이다.
[ 2배 레버리지 ETF ]
첫날 +10%의 2배인 +20% → 100이 120이 됨
다음날 -9.1%의 2배인 약 -18.2% → 120이 약 98이 됨
→ 결과: 약 98. 지수는 본전인데 내 돈은 2% 손해.
분명히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일반 ETF였다면 본전입니다. 그런데 2배 레버리지는 손해입니다. 이게 바로 음의 복리, 또는 변동성 손실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이 손실은 눈덩이처럼 쌓입니다.
왜 이럴까요. 오를 때는 큰 금액(120)에서 빠지고, 빠진 다음에는 작아진 금액에서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손실을 회복하려면 더 큰 폭으로 올라야 하는데, 레버리지는 이 비대칭을 2배로 증폭시킵니다. 횡보장, 즉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만 반복해도 돈이 녹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수가 제자리로 와도 내 돈은 줄어 있다. 그게 2배 레버리지의 진짜 얼굴이다.
실제로 개인들은 얼마나 잃었나
이건 이론이 아닙니다. 실제 데이터가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 당일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손실 규모도 구체적입니다. 2배 레버리지 ETF에서 추정 손실이 2,250억 원, 2배 인버스에서 2,059억 원 등 합산 누적 손실이 약 4,990억 원에 달했습니다. 개인 투자자 전체로 보면 이 상품들로 5천억 원 가까이를 잃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은 장기보다 단기 투자에 적합하며, 지수 변동이 클수록 음의 복리효과가 커져 크게 하락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며칠 안의 단기 베팅용이지, 들고 가는 상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직장인이 특히 위험한 이유
여기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누구에게나 위험하지만, 직장인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다고 본다.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장중에 대응할 수 없다.
레버리지는 '단기'에만 적합한데, 직장인은 장중에 화면을 못 봅니다. 회의 중에 지수가 급락해도 손쓸 수가 없습니다. 단기 대응이 생명인 상품을, 단기 대응이 불가능한 사람이 드는 모순입니다.
둘째, 결국 '장기 보유'로 흘러간다.
바빠서 자주 못 보니, 단기로 사놓고도 며칠, 몇 주를 들고 있게 됩니다. 그사이 음의 복리가 조용히 돈을 갉아먹습니다. "잠깐만 들고 있어야지" 했던 게 손실의 시작입니다.
셋째, 손실 회복의 압박이 크다.
직장인은 투자금이 월급에서 나오는 한정된 돈입니다. 레버리지로 크게 물리면 추가로 넣을 여력이 없어 회복이 더 어렵습니다. 전업처럼 물타기를 무한정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레버리지를 무조건 쓰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단기 방향에 확신이 있고, 그날 안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장인이라면 다음 세 가지는 기억하는 게 좋겠습니다.
1. 2배 레버리지는 '며칠짜리 단기 상품'이라는 걸 잊지 말 것. 들고 가면 음의 복리가 시작됩니다.
2. 장중에 못 보는 직장인이라면, 애초에 장기 대응이 가능한 일반 지수 ETF가 더 맞습니다. 느려도 음의 복리가 없습니다.
3. "2배니까 2배 벌겠지"는 틀린 생각입니다. 하루 단위 2배일 뿐, 기간 전체로는 2배가 아니라는 걸 반드시 기억하세요.
투자에서 빨리 가려다 오히려 뒤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2배로 벌려다 음의 복리로 절반을 잃으면,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이 듭니다. 특히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일수록, 빠른 길보다 안 잃는 길이 결국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배 레버리지는 '하루'의 2배지, '기간'의 2배가 아니다.
오르내림이 반복되면 지수가 제자리여도 내 돈은 녹는다. 장중에 못 보는 직장인이라면, 이 상품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여러분은 레버리지 ETF를 써보신 적이 있나요. 단기로만 쓰셨는지, 아니면 들고 있다가 음의 복리를 경험하셨는지 댓글로 들려주세요.
참고: 자본시장연구원 분석(뉴시스 보도), 토스피드, 한국투자자보호재단 등 공개 자료